이른바 '표 작업' 익명 제보 발단…욕설·협박 잇따라

경찰 고소장 접수…대학 중앙선관위 '주의 3회' 징계

제주대학교 학생회관에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운동본부인 '제라진'과 '만인'의 홍보부스가 설치돼 있다.2018.11.05/뉴스1© News 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4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고 있는 제주대학교 제51대 총학생회장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자신들의 비위 사실을 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알린 상대 측 익명 제보자를 색출해 집단 협박하는 일이 발생한 데 이어 피해 학생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대학 선거가 법정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제주대와 피해학생 등에 따르면 현재 제주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선거운동본부 '제라진' 후보들과 선거운동본부 '만인' 후보들의 입후보로 2014년 이후 4년 만에 2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제라진' 간부 A씨가 대학 중앙선관위에 '만인'이 재학생 명부를 이용해 이른바 '표 작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익명 제보였다. '표 작업'은 부동층을 가려내는 일로, 향후 전화통화 등 변칙적인 선거운동 자료로 쓰인다.

이를 인지한 '만인' 측은 제보자 색출에 나섰고, 결국 지난 2일 오후 11시쯤 A씨를 학생회관으로 불러 '프락치 XX ', '학교생활 못하게 해 주겠다' 등의 욕설, 협박과 함께 의자, 각목 등으로 A씨를 위협한 뒤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다수의 개인·단체 메시지를 촬영해 갔다.

이튿날 오전 1시30분쯤 '만인' 측으로부터 벗어난 A씨는 '제라진' 측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고소장을 작성·제출했다.

A씨 등 '제라진' 관계자들은 전날 뉴스1과 만나 "정책 선거 등 보다 선진적인 선거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선거운동본부가 사라져 가고 있는 옛날의 선거 문화를 답습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만인' 관계자는 전날 밤늦게 올린 해명글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다만 친분을 이용해 정보를 빼내는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A씨의 고소장을 정식 접수한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밤 징계위원회를 연 대학 중앙선관위는 이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만인' 측에 주의 3회(경고 1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고가 세 번 누적되면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대학 중앙선관위 측은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심도 있는 논의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정한 선거와 과열된 선거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421&aid=0003678227